잡지 링(Ring)도 못 사보고 ESPN Friday Night Fights 프로도 못보고 그렇게 몇년이 지났어도, 퓨질리즘에 대한 갈증으로 사망하지 않은 것은 다 WBVA 덕분이다. 좀 늦긴 했지만 WBVA 회원들이 투표해서 매년 뽑는 어워드 2008년 편을 옮겨 보았다. 원문은 The WBVA 2008 Award Winners 여기에서 볼 수 있다 (아마 회원가입을 해야 할것이다).
※ 원문에 잔뜩 들어있던 경기 스냅샷들은 너무 원색적이라 뺐다.
우선 포스팅이 너무 늦어져서 미안하다는 말로 시작해야겠다. 여러가지 일로 바빠서였지만 어쨌든 면목이 없다. 이하 해설, 견해(이건
얼마 없다...), 철자 오류 그리고 빼먹은 점 등등은 모두 필자의 창작이며 책임이라는 점 역시 말해두고 싶다. 근거없는 내용이
보인다면 알려주기 바란다. 투표 참여 열기는 대단히 뜨거웠다. 참가해준 이백명 남짓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투표 최종
결과는 여기 누르면 나온다 http://www.misterpoll.com/polls/375772/results
그리고 여기로 가면 수상 경기들을 모두 볼수 있는 토렌트 트랙커가 나온다.
http://fights.worldboxingvideoarchive.com/details.php?id=33587&edited=1
모두 공짜이므로 다운로드하고 씨딩도 열심히들 해주시기 바란다.
자 그럼 각설하고... 수상작 발표.... 두두둥....
올해의 경기 - 라파엘 마르케즈 vs. 이스라엘 바스케즈 III
기념비적으로 높았던 기대치조차 넘어서버린 경기, 그 둘의 3연전을 "역사상 최고의 경기" 논쟁으로 승화시킨 경기; 복싱계의 두
신사간의 싸움이자, 두 정통 싸움꾼간의 싸움, 너무나 박빙의 승부에 면도날로라야 간신히둘을 갈라 놓을수 있었을 경기; 너무나
극적이고 잊을수 없는 마무리로 인해 시합을 - 3연전 역시 - 단숨에 "위대한 승부"의 자리에 올려 놓고 복싱의 전설로 남게
만든 그런, 영원한 경기.
간발의 표차로 WBVA 올해의 경기로 선정된 것은 바스케즈와 마르케즈의 밀고 당기는
스릴넘치는 전쟁, 그중에서 세번째 시합이었다. 앞서 열렸던 두 시합이 그 순연한 격렬함과 드라마틱함으로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고
그중 두번째 경기로 이미 2007년 올해의 경기상을 거머쥐었던 차라 이 세번째 시합이 더 볼만하리라고는 기대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혹시나? 에이 설마.
하지만,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그보다 더했다. 이전 두 시합에서 이스라엘과
라파엘은 바로 맞장뜨기 모드로 들어가 어딘가 부러질때까지 발동을 최대치로 올려댔다. 첫번째 시합에서 부러진 것은 바스케즈의
코뼈였고 두번째 시합에서는 케이오로 무릎을 꿇은 마르케즈였다. 하지만 이 세번째 대결에서는 어쩌면 이전의 만남에서 겪은 경험으로
인해서일까, 두 전사가 약간 숨을 고르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물론 아주 약간만. 그 결과로 우리가 본것은 12 풀라운드,
경기의 주도권이 라운드 단위로 때로는 분 단위로 바뀌는 가운데 팬들이 의자까지 집어 던지면서 환호하게 만든 살육전이었다.
초
반 몇라운드에서 마르케즈가 복싱 실력으로 앞서나갔으나 그와 더불어 바스케즈의 파워가 순간순간 라파엘의 제어권을 두고 옥신각신하는
가슴조이는 걱정스런 순간도 있었다. 그러다 마르케즈가 다운을 뺏는다. 3연전중 바스케즈가 처음으로 캔버스에 쓰러진 것이다.
그러나 바스케즈가 강력한 파워의 반격으로 마르케즈를 따라잡으며 특히 바디공격으로,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록 조금씩 경기의 흐름을
바꾸어 갔다. 수차례 경고끝에 주심 게리 러셀이 마르케즈의 벨트라인 아래 가격에 대해 벌점을 주게 되고 이로 인해 막바지로
치닫던 경기는 바스케즈의 분전에 힘을 보태게 된다. 그리고 총공세를 퍼붓던 끝에 경기종료 직전에 뺏어낸 다운은 한편의 복싱
드라마의 절정이라고 밖에는 할수 없을 것이다.
승자도 패자도 없다는 것이 관전평의 중론이었지만 바스케즈가 간발의
차로 승리의 편에 서면서 자신의 수퍼 밴텀급 타이틀을 지켰다. 이후 마르케즈는 벌점과 다운의 적법성을 놓고 거센 불만을 토했다.
경기중 그가 보여준 투혼을 생각해보면 그 불만에 눈살을 찌푸릴수만도 없는 일이다.
네번째 시합은 열릴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 양쪽 모두 그 이후로는 시합을 가지지 않은 상태이며, 이제는 어느 선수도 예전 같지 못하다 해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링에서 그만큼의 처절한 대결을 펼치고 견디어낸 선수들이 치러야 하는 댓가이리라 (알리와
프레이저, 카스티요와 코랄레스 등을 떠올려 보라). 그러나 앞으로 선수들이 앞날이 어떻게 펼쳐진다 해도 이들의 복싱이라는
스포츠에, 팬들에, 그리고 이상하게 들릴수도 있겠으나, 서로에게 선사한 것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올해의 선수 - 매니 파키아오
파키아오는 엘리트 복서 후안 마누엘 마르케즈와 강도 높은 경기를 펼친 끝에 그를 간발의 차로 누르고 수퍼 페더급 왕좌에 오르며
P4P 제왕의 자리를 굳혔다. 그 다음으로는 파키아오와 대결할 꿈이라도 꾸려면 적어도 앞서 말한 엘리트 대열에 끼어야 할 것임을
똑똑히 보여 주듯 데이빗 디아즈의 라이트급 벨트를 뺏으며 다섯 체급, 다섯번째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었다.
그러다
뭔가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 우스운 서커스같은 미스매치 시합에 얽혀든 것이다. 훨씬 크고 몇체급이나 위에 있는 선수와, 어떤
전문가라도 이길 가망을 눈꼽만큼도 내어놓지 않을 그런 시합에 이름이 오가게 된 것이다. 아무리 잘해보았자 바랄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웃복싱과 잔꾀, 꼼수를 최대한 동원해서 세계 최상급 거인을 상대하고 판정승을 유도해내는 그림 외에는 없었다.
그러나
대신 파키아오는 팬들과 매체,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상대 오스카 델라호야를 깜짝 놀래켰다. 복싱계의 수퍼스타를 완벽히
침몰시키면서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고 2/3 되는 시점에서 델라호야가 불명예스런 경기 포기를 선택하게 만들었다.
2008
년 올해의 선수 선정 논의가 해당연도의 마지막 몇달을 남겨 놓고 시작되었다면 이 마지막 놀라운 수준의 압도적 경기 내용으로 논의
자체가 불필요했을 것이다. WBVA는 현격한 표차로 파키아오를 선정했다. 리키 해튼과의 초대형 수퍼 매치 이야기가 술렁이며
나오고 있는 마당이지만 설사 성사되지 않는다 해도 앞으로 파키아오의 메가톤급 이벤트는 많을 것이라 본다. 그리고 어느것 하나
손에 땀을 쥐지 않고는 볼수 없을 것이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이 필리핀 펀처에겐 무언가 다른 것이 있다. 마닐라 핵주먹, 이
파키아오에게 말이다.
올해의 업셋 - 버나드 홉킨스 vs. 켈리 파블릭
B합(버나드 홉킨스의
별명)이 이번에는 좀 달랐다. 말싸움은 안 하는 건가? 인신공격은? 욕설 퍼붓기는? 뻔히 욕먹을줄 알면서도 으레 했을
"백인꼬마" 어쩌고 하는 커멘트는? 시합전 정신없이 떠들어대던 기세잡기의 달인이자 필라델피아 출신 악당은 어디로 간것일까? 목을
따버리겠다는 시늉은? 정말 아무것도 없는 건가?
아 왜 그런지 알것 같네. 겁을 먹은 거군. 일단 나이를 더
먹었으니까. 오하이오 출신의 킬러와는 상대가 안 된다는 걸 깨달은 거지. 열두라운드를 이 힘넘치는 펀처와 맞붙어서 견뎌낼 자신이
없는거야. 조 칼자기와 윙키 라이트와 싸웠을 때 얼마나 지쳤었는지 잊지 않은거지. 대전료로 목돈을 챙길 마지막 기회이자
선수생활을 접고 프로모터로 새출발하기전 팬들의 환호소리를 들으며 조명을 받을 마지막 기회인거야. 그렇군. 고약한 시합이 되겠네.
처음으로 KO 당하는 꼴을 보게 될지도, 적어도 실컷 두들겨 맞는 꼴을 보게 되겠네. 정말 안됐어. 그래서 이렇게 조용한
거구만.
우리들이 헛짚어도 얼마나 크게 헛짚었는지 부끄럽기 그지없다. 버나드는 조용히 마음속의 칼을 갈고 있었던
것이다. 매체와 팬들 사이에서 섞여 들려오는 야유의 소리를 들으며 불이 붙어오르도록 내버려 두고 있었다. 그래서 그 음의
에너지가 양으로 바뀌도록 분노를 달구고 있었다. 사실 매시합마다 그가 어떤 모양새로든 계속 해왔던 일인 것이다.
스코어 카드를 굳이 볼필요도 없는 경기가 끝난 후, 합킨스는 기억에 남을만한, 그리고 기억해야만 할 일을 했다. 기자석이 놓인
링사이드로 가서 섬짓하게, 분노에 찬 얼굴로 기자들의 얼굴을 하나씩 하나씩 노려보면서 강력한 침묵의 메시지를 보낸것이다. "내가
분명히 말했는데도 너희들은 듣지 않았지. 다시는 날 무시하지 마. 다시는."
홉킨스가 무패의 파블릭을 철저히 농락한
가운데 열세의 라운드가 있다면 딱 하나밖에 없었다. 그만큼 복싱기술, 펀칭, 전략, 전술, 모든 면에서 파블릭을 압도했다. 그의
우세가 워낙 명백하고 능욕적이러서 수많은 사람들이 대체 지금 보고 있는게 대체 가능이나 한 일인지 믿기 어려워 머리를 긁적였다.
또한 많은 이들이 이 시합이 젊은 사자 파블릭에게 미칠 장기적 여파에 대해 우려를 품었다. 과연 회복이 가능할까 싶은 호된
시련을 겪은 데다가, 과대평가 받았다던지 일차원적이라던지, 이미 모든게 노출된 선수라는 등의 표현들이 태연히 오가고 있는
참이다. 어쩌면 고스트(파블릭의 별명)와 같은 힘과 재능을 지닌 복서에게 부당한 처사일수도 있는 것이 시합상 매우 좋지 않은
스타일간의 매치였기 때문이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배울건 배우고 어서 회복하여 더 훌륭한 선수가 되길 바랄 뿐이다.
이
시합의 승리로 홉킨스는 복싱 역사상 가장 탁월한 사십대 선수의 자리에 등극할수 있게 되었으며 여전히 복싱계의 영향력 있는
목소리로 남아 있음을 보여 주었다. 이제 그의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몇번 남지 않았겠지만, 파블릭에게 거둔 승리는 말그대로
선수로서의 시간을 되감아 놓는 일을 했으며 그와 더불어 만천하에, 학교 다닐때 선생님 말씀처럼 "잘 모르고 덤볐다간 니들 모두
큰코 다친다"는 교훈을 새삼스레 일깨우며 본경기를 WBVA 올해의 업셋 부분으로 선정되도록 만들었다.
올해의 KO - 아미르 칸 vs. 브레이디스 프레스콧
사태가 진정되고 나니 상황 전반적으로 아이러닉한 면이 보인다. 본 시합에 냉소적이었던 이들은 지금쯤 편히 등 기대고 앉은채 '거봐
내가 뭐라고 했어'하는 멘트를 날리고 있을 것이다. 초대형 유망주라고는 해도 아직 검증받지 못한 선수를, 비록 혼자서는 아니지만
전국 PPV에 내보내다니 하며 말이다. 칸 자신도 경력에 커다란 타격을 한방(정확하게 말하지만 여러방이겠지만 암튼) 맞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돈줄이 될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의 선수를 전혀 알려지지 않는 상대와 맞붙게 해놓고 팬들의 돈주머니를 털려고 했던
프랭크 워렌도 호된 댓가를 치른 셈이 됐다.
칸의 턱은 전에도 문제가 된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살짝 맞은 것도 그보다
처지는 상대가 던진 뒤늦은 일격도 아니었다. 첫라운드가 시작되고 몇초 지나지 않아 강력한 잽이 꽂히자 이 젊은 스타의 다리가
순간 비틀거렸고 팬들은 흠칫 놀라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게임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았으므로 그만큼 걱정할 시간도 많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두 선수가 서로 빙빙 돌던중 프레스콧이 크게 휘두른 레프트훅이 칸의 관자놀이에 적중하자 칸의 다리는 훨씬
더 격렬하게 흔들렸고 볼튼 출신 소년은 이미 깊은 수렁에 발을 들여 놓은 것과 다름없었다.
불의의 습격을 받으면
대개 선수들은 물러서거나 클러칭을 하기 마련이다. 그대신 칸은 어리석게도 상대 콜롬비안과 정면 승부를 내보겠다고 곧장
덤벼들었고, 그러나 오른손 스트레이트와 내려치는 천둥같은 레프트훅에 정확히 걸려들어 마치 술취한 일요일 아침의 선원처럼
비틀거리며 로프쪽으로 뒷걸음질쳤다. 이를 본 프레스콧은 장전 완료된 무기를 들고 거의 반사적으로 완벽한 레프트훅 한방을
마지막으로 칸의 턱에 날렸고, 칸은 링포스트 쿠션에 머리를 얌전히 내려놓으며 다시한번 캔버스에 쭉 뻗었다. 쓰러진 전사는
부질없이 다시 일어나려 애써보았지만 이미 경기의 끝이 다가왔다는 사실은 명백했다. 이 시합으로 프레스콧을 기대치 않았던 승리의
기쁨을 맛보았으며 동시에 올해의 업셋 부문 후보에도 올랐다. 해당 부문 수상은 못했어도 올해의 KO 부문에 선정되게 되었다.
올해의 오심 - 니콜라이 발루예프 vs. 이밴더 홀리필드
이
시합이 밴더 사령관(Commander Vander. 이밴더 홀리필드의 별명)의 마지막을 고할 비극의 한 챕터가 되리라 공공연히
전망한 사람들이 많았다. 홀리필드는 이미 오래전에 선수생활을 그만 두었어야 했다는게 중론이다. 경제적 문제와 오래전 아들에게 한
약속(다시 헤비급 챔피언이 되겠다는) 양쪽이 목을 옥죄어 온다 해도 말이다. 어쨌든 발루예프 측에서도 홀리필드와의 시합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차가예프가 부상으로 시합을 취소하는 등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되다보니 홀리필드만이 이
러시아 거인을 바쁘게 만들 유일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경기를 보고나서 든 생각인데 "바쁘게"란 표현은 아마 잘못 쓴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좋은 경기는 아니었다. 심지어 미적지근한 경기도 못되었다. 지ㄹㄹㄹㄹ루하기 짝이 없었다. 오간
펀치수를 다 합하면 뭐 두자리 수는 되겠지만, 어쨌든 시합중에는 참 보기 드물었다. 서로 좀 보다가, 잽을 주섬주섬 날리다가,
다시 서로 좀 보고는, 위치를 살짝 옮기고 그런 식의 경기였고, 보던 우리는 코를 골았다.
경기가 끝나고 나니 누가
더 잘했는지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아니 '누가 더 못했는지'라고 해야 더 정확하겠다. 발루예프는 시합내내 거의 덩치큰 조각상처럼
우두커니 서 있었고 그 와중에 홀리필드는 적어도 살살이라도 펀치를 날리는데 관심이 있어 보였다. 2:0 판정승으로 발루예프가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는 판정이 내려지자 스위스 관중들은 야유를 보냈다. 야유는 계속되다가 홀리필드가 코너에 올라가 손을
치켜들자 환호로 바뀌었다.
홀리필드는 경기 결과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어깨를 으쓱해 보일 뿐이었다. "제가
이겼다고 생각합니다. 틀림없이 이겼어요." 시합 이후 홀리필드 측은 WBA에 공식적으로 항의하며 재시합을 요구했다. 그러나
WBA의 결정과 무관하게 재시합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게다가 발루예프는 "휴식중인 챔피언" 차가예프와 아직 풀어야 할 것이
남아있는 상태다. 이번에도 계속 그게 할렌스타디언에서 보여준 열정과 정성으로 시합에 임한다면, 우리는 "예티"라 장난삼아 부르는
이 사내를 상대로 차가예프가 별 문제없이 두번째 승리를 거두는 장면을 보게 될 듯하다.
어찌되었든 발루예프의 빛바랜 승리는 2008년 WBVA 올해의 오심 부문에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
올해의 재기 - 안토니오 마가리토, 비탈리 클리츠코 공동수상
단 1퍼센트의 차이로 인해 "티후아나 토네이도"와 "무쇠주먹 박사"가 사실상 이 부문 동률을 이루었다. 따라서 WBVA는 2008년 올해의 재기 부문에 공동수상을 결정하였다.
2007
년 폴 윌리엄스와의 경기로 마가리토는 147파운드 체급에서 11년만에 첫 패배의 아픔을 겪었다. 비공식적으로 해당 체급 "최고의
기피 선수"로 낙인이 찍힌 그가 상위권 선수들과 경기를 가질 기회를 얻기란 오랫동안 쉽지 않은 일이었다. 복싱 팬들에게 대
윌리엄스전은 이해하기 힘든 경기였지만 윌리엄스는 아직 지명도가 떨어지는 선수였고, 따라서 판정 결과가 발표되지 "토니"는 다시
큰 경기를 기다리는 기나긴 줄의 맨 끝으로 다시 밀려나버린 것처럼 보였다.
200년 글렌 존슨을 간단히 제압하며
복귀하였지만 그의 진정한 재기는 커밋 신트론과의 재대결에서 비롯되었다고 해야 할것이다. 2005년 마가리토의 손에 허물어져 버린
이후 이 푸에르토 리코 선수 역시 재기의 아픈 시간을 보냈다. 다섯차례 연거푸 승리를 거두면서 그 길에 챔피언 벨트로 찼다. 이
재대결에서 마가리토는 신트론의 거센 공격을 모두 무력화시키고 결국 완벽한 몸통 어퍼컷 한방으로 6라운드 중반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다
음 상대로 마가리토는 비로소 그동안 그토록 갈구하던 종류의 기회를 얻게 된다. 바로 승승장구를 거듭하는 수퍼스타 미겔 코토와의
대전이었다. 이제는 더 이상 마가리토를 무시할수도 부정할수도 없는 때가 온것이다. 투표에 참가한 많은 이들이 올해의 시합으로
지목하기도 했던 이 대전에서 마가리토는, 눈부시고 잔혹한 코토의 초반 공격을 용감무쌍하게 견뎌내고 끝내 챔피언십 라운드에 이르러
그를 캔버스에 무릎 꿇리고 말았다. 황금의 반지를 손에 넣고, 여러 대형 시합의 물망에 오르고 있으니 응징자(The
Punisher. 폴 윌리엄스의 별명)에게 당한 패배의 아픈 상처는 신속히 아무는 듯하다. 코토와의 재대결을 볼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만...
몇십파운드 위체급으로 올라가보면 또 다른 선수 (역시 전 챔피언) 하나가 주목할만한
재기전을 막 펼치려 하는 참이었다. 비탈리 클리츠코의 공백기는 무척이나 길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46개월이다. 그 뒤로 오랫동안
고대하던 하심 라만과의 시합을 준비하다 접었고, 한번 더 은퇴를 선언한 뒤 키예프 시장에 출마했다가 낙선하고 그 후로는 K2에
발을 들여 놓고 작은(실제로는 안 작지만) 동생의 시합을 응원하는 쪽으로 정착하는가 싶었다.
그러나 곧 좀이 쑤시기 시작했다. 아직도 건재하고 힘도 넘치고, 경쟁력이 있다고 믿었다. 조명과 환호, 그리고 승리의 영광스런 느낌이 그리웠다.
그런데 본인 빼놓고는 아무도 모를 이유로, 비탈리는 만만한 상대를 골라 쉽게 다시 스포츠에 발을 들여 놓는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런 행동을 비난할 사람을 아무도 없을 것이다. 대신 "무쇠주먹 박사"님은 WBC 챔피언십 규정 가운데 타이틀을 잃지 않고 링을
떠난 챔피언은 누구라도 즉시 현챔피언의 의무방어전 상대가 될수 있다는 조항을 들고 나왔다. 그 챔피언은 새뮤얼 피터였다. 협상이
조금 오간 뒤 시합은 성사되었고 피터의 첫번째 타이틀 방어전으로 둘은 시월 독일에서 맞붙었다.
옆머리에 희끗희끗한
것이 좀 보였지만 그것 빼고는 클리츠코가 거의 사년 가까이 링을 떠나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기 어려웠을 것이다. 시합은 독자들도
시청한 대로 일방적인 경기였다. 클리츠코가 내민 주먹은 거의 모두 피터의 네모꼴 머리에 정통으로 꽂혔다. 일분이 지나고 이분이
지나고 라운드가 흘러갈수록, 헤비급의 가장 흉악스런 펀처로 모두가 인정하는 새뮤얼 피터는 어째 비아그라 먹기전의 팔십대 노인보다
더 비실비실해 보였다. 결국은 구회와 십회 사이에 코너에 주저앉아 시합은 여기서 끝이라고 선언했다. 레프리를 코너로 불러 기권한
것이다. 바로 그렇게 비탈리 클리츠코는 동체급의 정예 대열에 다시 바로 복귀하게 되었다. 언론들은 대부분 비탈리보다 나은 선수로
그의 작은... 아니 어린 동생 블라디미르 외에는 없다고 보고 있다. 사정권 밖으로 완전히 빠져 있다가 시합 단 하나로 체급의
이인자로 돌아온 것, 과연 대단한 재기라고 밖에 볼수 없지 않은가!
올해의 "한때-잘나갔다가-이제는-도랑에-처박힌-개꼴" - 오스카 델라호야
일
년 전을 한번 되돌아 보도록 할까? 오스카는, P4P 최고의 복서로 공인받는 제왕 플로이드 메이웨더와의 역사상 최고의 대전료가
걸린 시합에서 불과 몇점차로 판정패한뒤 다시 재기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에 앞서 만화속 주인공 같던 리카르도 마요르가를
압도하며 손쉬운 경기끝에 육회만에 쓰러뜨렸었다. 복싱계의 선수로서 오스카는 여전히 만천하를 주무르고 있었다.
자
이제 그 뒤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짚어 보자. 메이웨더의 안식기간(은퇴라고 하기에는 미흡한게 많다)으로 인해 바로 재대결을
벌일수 없었던 그는 자리에서 물러날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정상에서 자리를 뜨고 싶었을 것이다. 본인 빼놓고는 아무도 모르는
이유로, '복귀전' 상대로 선택된 것은 스티브 포브즈였다. 튼실하지만 체구가 작은 (복싱 경력 대부분을 수퍼 페더급과
라이트급에서 보냈음) 포브즈는 오스카에게 전시용 시합 상대로 이상적이었다. 별로 위협이 될리가 없지 않을까? 정말? 결과적으로
볼때 예상은 맞았으나 "골든 보이"가 정확히 편하게 경기를 한 것도 아니었고, 들고양이와 뺨할퀴기 시합이라도 한 듯한 얼굴로
경기가 끝났다. 오스카의 경기후 얼굴 모양으로 우리가 익숙한 모습이 아니었고, 대충 넘겨 말한다 해도 적어도 어떤 불길한
징조처럼 보였다.
다음으로 델라호야는 한걸음 완전히 후퇴한다. 자신의 명성이나 상대의 위험성 어느것을 놓고 보더라도
그렇다. 메이웨더의 공백으로 인해 P4P 왕좌의 자리에 오른 매니 파키아오의 이름을 상대로 거론한 것은 어느 HBO 시합 중계가
끝난 뒤 경기후 소감을 말하던 래리 머천트였다.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 몇몇이 귀가 솔깃했고 우리가 미처 깨닫기도 전에 이미
오스카 대 매니라는 "꿈의 경기"의 성사 가능성 논의가 들려왔다. 해볼수는 있겠지. 서커스 공연보다 나을게 없겠지만. 이라는
반응이었다. 비록 지는 해라고는 해도 덩치 큰 친구가, 비록 전성기라고는 해도 작디 작은 친구를 찍어? 코미디하나? 완전히
동네 깡패구만 이 오스카라는 친구.
오스카에겐 어떻게 해도 좋은 그림이 안나오는 상황이었다. 이기면 상대도 안 되게
작은 상대를 두들겨 팼을 뿐인거고 지면 (물론 판정으로...?) 뭐, 상대도 안 되게 작은 상대에게 진거고 - 정말 안 좋은
경우인 거다. 하지만 그게 제일 나쁜 상황이겠지 안그래?
근데 안 그랬다.
더 세부적으로 파고들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그날 밤 라스베가스에서 벌어진 비극은 오스카의 명성에 어느 누구도 미처 예상치 못할 정도로 치명타가
되고 말았다. 그냥 패배도, 심지어 그냥 경기 중단도 아닌, 완벽한게 제압당한 채 문자 그대로 굴복하고 말았다는 사실은 팬들이나
전문가들을 경악케 한 만큼이나 복싱계에서의 오스카의 입지에 상처를 입혔다.
또한 우리들에겐 앞으로 오스카에게
남아 있는 게 무엇일지 궁금증을 남긴다. 요점은 무엇인가? 물론 다시 링에 오를 것이겠지만, 우린 결코 다시는 그를 같은 시선을
바라보지 못하리라는 것이다. 그런 만큼, 2008년 WBVA가 선정한 "한때-잘나갔다가-이제는-도랑에-처박힌-개꼴" 부문의
불명예스런 수상자는 오스카 델라호야다.
올해의 처참한 몰매 - 매니 파키아오의 오스카 델라호야 도살전
사진으로 대신한다.
올해의 트레이너 - 프레디 로치
이 부문은 사람들 대부분 이론이 없다. 다른 후보들 표를 다 합쳐도 못 넘보는 몰표를 얻은 수상자는 "비교사절" 프레디 로치다.
매
년 그렇듯이 로치는 올해에도 여러 선수들 트레이닝을 맡았다. 그러나 사실을 인정하자. 우린 여기서 특별한 단 한 선수만에 대한
그의 업적을 논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로치는 그 아주 특별한 복서를 완전히 레벨업시켜서 최대의 승리로 이끌었다.
우
선 로치는 트레이너들 거의 누려보지 못할 임무를 맡았다. 바로 복싱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상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대전자와의
경기에 자신의 선수를 대비시킨 것이다. 상대는 바로 후안 마누엘 마르케즈. 딴세상에서 온듯한 카운터펀칭 기술과 탁월한 링
장악력으로 둘의 첫대결에서 문자 그대로 파키아오에게 고생이란 고생은 다 안겨준 선수다. 전략의 달인 나초 베리스탄의 지휘아래
마르케즈는 초반의 열세를 극복하며 경기 중반 복싱 역사상 가장 놀랍다 일컬을 반격을 펼쳤다. 이차전은 액션으로 충만한 만큼이나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고, 결국 파키아오가 가까스로 판정승을 거둠으로써 올해의 시합 부문에도 유력한 후보에 올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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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우리는 대 데이빗 디아즈 전을 통해 파키아오가 로치의 지도하에 얼마나 성장했는지 뚜렷이 보았다. 그러나 로치의 예언이
정확히 맞아떨어진 것은 그 다음 시합이었다. 경기에 대한 어렴풋한 그림만이 그려진 상태에서, 로치는 파키아오-델라호야 전의
성사를 위해 갖은 애를썼다. 어르고 달래고 협상을 거치면서, 심지어 자신의 몫을 포기하면서까지 경기가 이루어지게 만들었다.
정신이 나간거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으며, 자기 선수가 막대한 대전료 한번 받게하려는 것 이상의 동기가 있을 수
있겠나 하는 오해도 샀다. 예상대로 시합이 진행된다면 아마도 매니(파키아오)가 오스카의 펀치를 잘 피해서 근소한 차의 판정승을
거두는 것 정도의 희망은 품을수 있을것이라고들 보았다. 그래도 위험부담은 여전히 높았다. 하지만 로치는 개의치 않고 끝까지
밀어붙였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대 메이웨더전을 위해 로치가 잠시 델라호야 트레이닝을 맡았을 때 무언가 깨달은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쏟아졌던 수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꿈의 경기" 첫 라운드 공이 울리자마자 결국 로치의 예상이 한치도
틀림없이 옳았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예상처럼 그건 다윗 대 골리앗의 싸움이 아니라 정확히 반대였다.
마치 순한 곰에게 덤벼드는 굶주린 늑대의 싸움을 보는것처럼 몰락의 장면은 처참했다.
다른 것을 다 차치하고 이 시합 단 하나만으로도 프레디 로치에게 올해의 트레이너 수상의 영예를 안긴다.
올해의 선수입장 부문 - 전 챔피언들의 코러스속에 등장하는 비탈리 클리츠코
거대한 벨소리가 울린다. 불이 꺼진다. 관중들은 기대와 혼란속에 숨을 죽인다.
큰 TV 패널로 만들어진 홀이 안개에 싸인채 빛을 발한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다리없는 유령 하나가 패널중 하나에서 나타나 스타워즈 속의 홀로그램처럼 떠다닌다. 그 대머리 유령은 팔짱을 끼고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고개를 치켜든다: 빅 조지 포먼이다.
조
지의 말 - 나는 조지 포먼이요. 아직도 최고령으로 세계 헤비급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기록을 가지고 있소. 비탈리, 잘
들어요! (주먹을 꽉 쥐고서) 이길 수 있어요! 오늘! 그 어떤 때보다도 멋지게 재기할수 있어요. 온 세계가 기다리고 있어요.
이제 조 프레이저의 말을 들을 차례요....
벨이 계속 음산히 울리는 가운데 왼쪽을 본다.
두번째 유령이 챙넓은 검은 모자를 쓰고 나타난다. 그 역시 팔짱을 끼고서 굽어 보고 있다.
"그렇지! 내가 굴뚝 조 프레이저, 전 세계 헤비급 챔피언이요. 무하마드 알리 어쩌고 저쩌고(?) 링의 제왕이요. 비탈리, 이제 당신이 역사를 이룰 차례요. 다음은 루이스요."
이제 오른쪽을 본다. 레녹스 루이스의 모습이 떠돌아 다니고 있다.
"그럼, 내가 헤비급 챔피언 레녹스 루이스요. 비탈리, 그대와 나의 시합이 헤비급 역사상 최고의 시합 가운데 하나였다는 것 알고 있소. 오늘 승리는 당신의 것임을 믿소. 이밴더!"
이제 이밴더 홀리필드가 보인다.
이밴더 - "역사상 유일하게 헤비급 타이틀을 네번 차지한 이밴더 홀리필드요. 비탈리, 재기가 힘들다는 것 나역시 잘 알고 있소. 세번이나 해보았으니 말이요. 오늘 경기? 당신도 충분히 그럴 수 있어요. 마이크? 할 말이 있소?"
우리는 오른쪽에서 마지막 등장인물을 본다. 물론, 그것은...
마이크 타이슨 - "물론! 나는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 세계 헤비급 챔피언이요. 비탈리 난 항상 당신의 팬이었소. 드디어 돌아 왔군요. 자 이제 나와서 멋진 경기를 보여주시오!"
그리고 AC/DC "Hell's Bells"의 전주 기타 멜로디가 들려 온다. 아, 이제 그 벨소리가 무슨 뜻인지 좀 알 것 같다...
올해의 라운드 홀트 vs. 토레즈 2차전 1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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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문의 명칭은 "올해의 라운드"이지만 수상작을 놓고 본다면 "올해의 일분(Minute of the Year)"이라 해도 좋을듯
하다. 리카르도 토레즈와 켄들 홀트의 이차전 첫라운드이자 유일한 라운드는 보통 수준의 경기 몇개를 합쳐 놓은 만큼의 액션과
흥미를 선사해 주었기 때문이다.
둘의 첫 대결이 다운과 오가는 액션뿐만 아니라 기이한 경기 중단 및 말많은
판정으로 가득하긴 했지만 재대결이 모-아니면-도 식의 풀액션이 될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둘이 공이 울리자마자
튀어나오고 토레즈가 즉시 강펀치를 폭발시키면서 몇차례 레프트훅에 이은 막강 라이트 펀치로 켄들을 매트에 뉘었다. 홀트는 발딱
일어나서 멋적은듯한 웃음을 얼굴에 흘리며 나머지 카운트 세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토레즈는 자신에 넘쳐 즉시 재공격에 나서서
연발 공격을 날렸다. 양선수가 맞장을 뜨고 불처럼 서로에게 달려들었으나 홀트가 한차례 더 불운 끝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여기까지 불과 경기 시작후 35초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 주목할만 하다). 홀트는 다시 바로 일어났으나 그러던중 레즈에게
불의의 일격을 얻어맞았다. 레프리 제이 네이디는 그러나 이에 대해 주의를 주지 않았다.
한차례 더 홀트는
카운트 에잇을 받아야 했으며 끝나자 마자 역시 한차례 더 지옥끝까지 가보자는 듯 맞붙었다. 이순간까지 대부분의 관중들은 홀트가
안됐다는 생각으로 큭큭댔으며 전라운드는 커녕 이번 라운드를 버티기만 해도 다행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붙붙는듯한 접전
가운데 토레즈가 몸을 앞으로 내밀면서 머리가 충돌했고 다시 뒤로 빼게 되었다. 홀트가 즉시 이를 놓치지 않고서 토레즈의 움직임을
재어 필살의 라이트 펀치를 날렸다. 토레즈는 그 자리에 죽은듯이 무너져 내렸다. 네이디가 카운트를 시작했으나 셋까지 센 뒤 손을
내저었고, 홀트는 반대편 링포스트를 딛고 올라가 승리의 기쁨에 환호했다.
55초가 흘렀고, 홀트의 재수없는 하루를 예상하며 큭큭댔던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카펫으로 튀어나간 나초를 치우느라 시간 좀 썼을 것이다. 복싱 역사상 가장 극적인 반전의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 틀림없다.
올해의 파이트 카드
공동수상
Antonio Margarito KO 11 Miguel Cotto,
supported by Bernabe Concepcion KO 3 Adam Carrera,
Mike Alvarado KO 4 Cesar Bazan,
and Cesar Canchila UD 12 Giovanni Segura
Manny Pacquiao KO 9 David Diaz,
with Francisco Lorenzo DQ 4 Humberto Soto,
Steven Luevano D Mario Santiago,
and it started with Monte Barrett KO 1 Tye Fields
올해의 희한한 경기 - 레프리 알프레드 가르시아, 프로모터 아메트 외너가 윌리엄스 vs. 아이리히전에서 벌인 수치스런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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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급 경기도 다른 경기들과 다를것 없이 시작했다. 아이리히가 살벌한 바디 공격을 펼치면서 기선제압에 나섰고 윌리엄스도 난타전에
일가견이 있는 터라 예전의 경기에서와 마찬가지로 공격을 잘 견디어 냈다. 윌리엄스의 한차례 바디 공격이 벨트라인 아래로 내려가서
레프리 가르시아로부터 주의를 받은후부터 이상한 일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기 시작했다. 약 일분여 지나고 "브릭스턴 폭격기"의
두번째 로우 블로우에 아이리히가 고통에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몸을 굽히고 항의의 표시로 한쪽 코너로 물러났다. 윌리엄스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듯 경기의 중단과 심판의 재차 주의를 기대하며 역시 물러섰다. 그러나 가르시아는 경기를 보던 사람들 누구도 예기치
못했던 행동을 한다: 아이리히에게 스탠딩 다운을 선언하며 카운트를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는 윌리엄스에게 다가가서 반칙에 대한
벌로 2점 - 단 한차례의 경고와 파울에 대한 벌칙치고는 너무 가혹한 -을 빼앗았다. 가르시아의 기이한 행동은 몇분뒤에 두
선수가 펀치를 주고받은 뒤 심하게 뒤엉킨 상태에서 둘을 떼어 놓으려다가 실패한 데에서도 다시 드러났다. 심판이 경기를 이끌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이 장면이 증명하고 있는 와중에, 사태는 더욱 심각해져 갔다.
세번째 장면은 윌리엄스가
아이리히의 가공할 오른손 공격에 심하게 충격을 받은 뒤 상대에게 헤드락을 걸어 위기를 가까스로 벗어나는 순간으로, 가르시아는
손가락을 흔들며 "No!" 경고를 주었다. 몇초후 윌리엄스가 다시 위기에 몰렸는데 가르시아에겐 선수가 실제로 캔버스에 몸이 닿는
행위가 별다른 의미를 갖지 않는 듯 다시 스탠딩 다운 판정을 내렸다. 그뿐만 아니다. 가르시아가 "2"로 카운트를 시작한 것은
"다운" 선언을 한뒤 7초나 지난 뒤였다. 윌리엄스는 계속 제정신이 아니었던게 그 뒤로 계속 상대를 붙잡고 늘어졌고,
가르시아로부터 더 거친 경고의 말을 들어야 했다. 그러다 라운드 종료 직전 스트레이트 라이트가 윌리엄즈를 강타했고 가르시아는
다시 불가사의하게 스탠딩 에잇 카운트를 시작하며, 윌리엄스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가르시아가 카운트를 계속하는 동안 윌리엄스는
글러브 한쪽에 잘못 감긴 테이프를 전부 벗겨내느라 바빴다.
두 선수가 4 라운드에 나서는 것을 보니 윌리엄스는 꽤
회복이 된것으로 보였는데 주심 레프리는 여전히 머릿속이 혼란스러운 것이 틀림없었다. 라운드 중반 윌리엄스가 거세게 밀어붙이며
아이리히를 물러서게 만들었다. 윌리엄스의 라운드가 명백했는데, 불과 몇초 남기고 윌리엄스가 아이리히의 잽을 피하다 미끄러져
넘어진 것을 다운으로 간주하였고, 팔을 내뻗고 거세게 항의하는 동안에도 카운트는 계속되었다.
5라운드에 두 선수는
펀치를 주고 받으며 대부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그런데 약 일분여를 남기고 가르시아가 갑자기 윌리엄스에게 성을 내면서 버럭
소리를 지르고 벌점을 매겼다. 리플레이를 보니 윌리엄스는 별문제없는 깨끗한 공격을 펼치는 중이었는데 가르시아가 경기를 중단시킨
것이었다. 몸짓으로 보아 가르시아는 벨트라인 아래 가격이 있었다고 여기고 폭발한 듯 했다. 그리고는 라운드 종료 약 2초를
남기고 윌리엄스가 첫번째 다운을 뺏었다. 그러나 카운트가 8까지 끝나고도 타임키퍼는 딴세상에 가 있는 것인지 라운드가 끝났다는
공을 울리지 않았다. 가르시아가 상황을 설명하려고 했지만 벨이 울리기까지는 이미 수 초가 지나버린 후였다. 다운 당시 상황을
다시 돌려 보니 아이리히의 발이 링 밖으로 미끄러지면서 링주위에 놓여있던 광고대를 걷어차는 바람에 일어난 일이었다. 하지만
아이리히의 불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윌리엄스는 직전 라운드의 기세에 힘입어 시작부터 강펀치를
휘두르며 나왔고 일분만에 아이리히에 치명타를 날리고 다운을 뺏었다. 이 경기의 가장 기이한 일은 이제 일어난다. 윌리엄스가
무너지는 상대에 다시 덤벼들며 경기를 마무리하려 하는 참에 갑자기 공이 울렸다. 라운드가 시작한뒤 겨우 절반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말이다! 나중에 조사해보니 프로모터 아메트 외너가 다운이 일어난 뒤 타임키퍼 테이블에 가 있는 장면이 또렷이 보였다.
그는 차분히 해머를 들고 공을 울린다. 두 선수가 각자 코너로 돌아간 후 (아이리히가 둘중 더 상태가 안좋았음) 로컬 오피셜이
외너에게 다가가 비난하는 장면이 보인다. 외너가 테이블을 가리키며 뭔가 항의의 답변을 한다. 여러 사람들이 조사를 위해 오가는
도중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장면도 잡혔다. 한편 타임키퍼는 관중들로부터 야유와 휘파람 소리가 들려오자 무슨 일인지 주심 가르시아가
물어보러 오자 자신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양손을 들어 올린다.
이 모든 혼란이 무색하게도 7라운드 25초 경과후 윌리엄스의 잇단 공격으로 아이리히의 코너에서 타월을 던짐으로서 한편의 소동은 막을 내렸다.
"
복싱의 오점"이란 표현은 남용된 감이 없지 않으며 그렇게 불릴만한 시합은 몇 없다. 그러나 이 경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 표현에
딱 어울리며, 또한 우리의 "올해의 희한한 경기" 부문에 선정되었다. 외너의 사기 행위만으로도 자격이 된다. 앞으로 그의 미래는
어떨지, 그가 연루될 시합들은 과연 어떨지 상상해볼 뿐이다.
올해의 유망주 - 유리오키스 감보아
WBVA
올해의 "지평선에 떠오르는 밝디밝은 빛같은" 유망주 수상자만큼 기대도 천부적 재능도 언론에 노출도 많았던 신진 선수는 없었을
것이다. 한해에 다섯 차례(신인치고는 놀라울만큼 활발한 축이다) 경기를 치렀고 그중에 네 경기가 HBO/ESPN 등을 통해
중계되었으며, 자신감 넘치는 공격을 펼치다 본인 역시 두차례나 캔버스에 나자빠지는 것을 보았다. 이제 질문은 이것이다: 감보아의
타고난 신체적 재능과, 자존심 + 유리턱의 2종 선물세트 중에 더 흥미로운 것은 어느 쪽이 될것인가?
어느 경우가 되든 감보아는 이미 복싱계의 차세대 수퍼스타 가운데 한사람으로 점쳐지고 있으며, 혹시나 그렇게 되지 못하게 된다 하더라도, 경기를 펼치는 한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안겨줄 것이 거의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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