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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를 쉴새없이 교차시키며 그리는 주인공의 일대기가 역시 이 소설에도 뼈대를 이루고 있는데, 굵직한 인물만 해도 벌써 세명이라 한 사람당 100 페이지씩 약 300 페이지 정도는 소설을 더 썼어야 다 읽고도 중간중간 빈듯한, 미처 채워지지 않은 등장 인물들의 목소리를 대변할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물론 어빙의 소설이 너무 빠르게 읽힌다는게 그런 느낌을 품게 되는 주된 이유일것 같긴 하다).
추석 전에 뭔가를 이루고 휴일을 맞이하겠다는 일부 사람들로 인해, 시뻘겋게 뭉그러져 있는 10월 달력으로 넘어가기 직전의 이번주가 정말 고됐다. "고됐다"는 조금 틀린말이다. 아직 현재형이기 때문이다. 월요일에 있을 회의로 다들 신경이 날카롭다. 그래도 내일은 좀 늦잠을 자 볼 생각....
지난주에 다 읽은 존 어빙의 Until I Find You 감상을 짧게라도 적어 놓았어야 하는데, 정신없는 보내버린 하루하루에, 책을 덮은 후 떠오르던 이런저런 잡다한 생각이 종이 위에 자리를 얻지 못하고 나풀거리며 사라져버렸다. 물론 자투리 시간을 내서 애써 그렇게 하지 못한 탓이 더 크긴하다.
Until I Find You는 가프 이후 처음으로 읽는 어빙의 소설이었다. 인터넷에 돌아 다니는 Hotel New Hampshire나 A Widow for One Year 등을 받아서 안 보고 흐뭇해만 하고 있다가(왜 받은거야 대체), 충동 구매한 페이퍼백만큼 출퇴근 시간에 딱 맞는게 없다는걸 새삼 느끼면서, 일리아드를 사면 잘 써먹을까, 왜 여전히 이렇게 책은 e세상으로 넘어가기가 힘든걸까, 그런 답을 알기 싫은 질문들을 하면서 주인공 잭 번즈의 기이한 세계속을 헤집고 다녔다.
아마 어빙은 출세작 가프를 시작으로 하여 다양한 시도를 하며 긴긴 소설 행로를 누비고 지금에 이르렀을 것인데, 어째 가프와 별 다를것 없어 보이는 제재가 동원되는 Until I Find You를 보고 나니, 계속 같은 것으로 몇십년을 울궈 먹는구만 하는 불만을 자아내게 된다. 레슬링 얘기, 기벽을 지닌 어머니, 이 소설을 읽으면서 어빙 최고의 소설이라는 찬사를 책 뒤에 실은 서평자는 아마도 가프의 대단한 팬이 틀림없을 것 같다.
난 존 어빙이 통속 소설 작가라고 생각한다. 그의 소설에서 문학적인 향기를 맡고 취하기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만들어낸 가공의 인물이 정교하게 현실감을 얻으며 살아가는 인생을 통해 흥미와 감동을 얻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점에서 모자람은 없었지만, 어쩐지 그렇게 가슴뭉클하지 못한 텁텁한 느낌이 책을 덮은 후에 남았던 이유가 뭘까... 지나치다 못해 초현실적(?)인 잭의 성적 편벽함(주인공에 감정이입하기 대단히 힘들다)? 내 온몸을 찔러 파는 듯한 생생한 문신의 느낌? 예상치 못하게 흘러간 소설 대단원의, 역시 일부러 뒤틀어 놓은 듯한 기이한 감동?
이제는 좀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어서 균형을 맞추어야겠다 싶다...
어빙의 소설을 연대기적으로 읽는다면 아마 다음 작품에 나올 배경을 슬쩍슬쩍 엿볼수 있다는 기대감을 품게 될것 같다. "Until I Find You"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암스테르담 홍등가의 모습이 조금 작은 규모의 배경으로 여기 등장한다.
어깨 힘빼고 느슨히 읽어내려 가야할듯 하다가도 느닷없이 들이닥치는 전환적 장면들에 긴장을 풀지 못하게 되는, 하지만 만사가 결국 조용히 아름답게, 주인공들의 마음에 안도와 평화를 안겨주며 끝나서 어빙의 소설은 우리 작가들이 쓴 장대한 서사의 소설이 좀처럼 눈에 뜨이지 않는 마당에 아주 좋은 독서감이다. "사이더 하우스"와 "뉴 햄프셔 호텔"도 마음 여유로운 때를 잡아 읽어 봐야겠다.
전에 써두었던 어빙의 다른 소설 감상도 붙여 둬야지...
추석 전에 뭔가를 이루고 휴일을 맞이하겠다는 일부 사람들로 인해, 시뻘겋게 뭉그러져 있는 10월 달력으로 넘어가기 직전의 이번주가 정말 고됐다. "고됐다"는 조금 틀린말이다. 아직 현재형이기 때문이다. 월요일에 있을 회의로 다들 신경이 날카롭다. 그래도 내일은 좀 늦잠을 자 볼 생각....
지난주에 다 읽은 존 어빙의 Until I Find You 감상을 짧게라도 적어 놓았어야 하는데, 정신없는 보내버린 하루하루에, 책을 덮은 후 떠오르던 이런저런 잡다한 생각이 종이 위에 자리를 얻지 못하고 나풀거리며 사라져버렸다. 물론 자투리 시간을 내서 애써 그렇게 하지 못한 탓이 더 크긴하다.

아마 어빙은 출세작 가프를 시작으로 하여 다양한 시도를 하며 긴긴 소설 행로를 누비고 지금에 이르렀을 것인데, 어째 가프와 별 다를것 없어 보이는 제재가 동원되는 Until I Find You를 보고 나니, 계속 같은 것으로 몇십년을 울궈 먹는구만 하는 불만을 자아내게 된다. 레슬링 얘기, 기벽을 지닌 어머니, 이 소설을 읽으면서 어빙 최고의 소설이라는 찬사를 책 뒤에 실은 서평자는 아마도 가프의 대단한 팬이 틀림없을 것 같다.
난 존 어빙이 통속 소설 작가라고 생각한다. 그의 소설에서 문학적인 향기를 맡고 취하기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만들어낸 가공의 인물이 정교하게 현실감을 얻으며 살아가는 인생을 통해 흥미와 감동을 얻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점에서 모자람은 없었지만, 어쩐지 그렇게 가슴뭉클하지 못한 텁텁한 느낌이 책을 덮은 후에 남았던 이유가 뭘까... 지나치다 못해 초현실적(?)인 잭의 성적 편벽함(주인공에 감정이입하기 대단히 힘들다)? 내 온몸을 찔러 파는 듯한 생생한 문신의 느낌? 예상치 못하게 흘러간 소설 대단원의, 역시 일부러 뒤틀어 놓은 듯한 기이한 감동?
이제는 좀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어서 균형을 맞추어야겠다 싶다...
어빙의 소설을 좀더 낚아 보려고 돌린 토렌트 검색 엔진에 BBC에서 제작한 한시간짜리 어빙 특집 다큐멘터리가 걸렸다. "My Life in Fiction"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는 "Until I Found You"를 내놓은 시점에서 돌아본 그의 창작 여정과, 그 최근 소설이 실제 어빙이 평생 천착해오던 주제를 통해 실제 작가의 삶과 얼마나 닮아 있는가를 꼼꼼이 뜯어 보여준 프로였다.
윗 글에서 트집잡았던 새소설의 못마땅한 점들에 대해 어빙은 대체로 "내가 원래 그런 놈이고 그런 소설을 쓴다"고 태연히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서 날 멋적게 만들었다. 어빙이 줄기차게 자신의 삶을 모델삼아 소설을 써온게 사실이었다. 편모 슬하에서 수많은 여인들에게 둘러 싸여 커온 그의 삶에 평생 계속 되었던 과제는 친아버지를 찾는 것, 자신의 삶에 계속 빈자리로 남아 있었던 친아버지가 부재로 인해 미친 영향을 알고자 하는 것이었다. 스스로도 부인하고 미뤄오던 이 부담을 가장 본격적이고 적나라하게 다룬 것이 바로 최근 소설 "Until I Found You"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나는 열심히 변죽을 울려오던 그의 전작들을 다 한꺼번에 제치고 들입다 어빙이 가장 시간과 정성을 들여 쓴 역작(?)을 마주하게 된것이다.
최근에 알아낸 아버지의 행방과, 존재를 모르고 있던 혈육을 만나는 충격적인 일을 겪은 후 그는 완성되어 편집자에게 이미 넘어간 원고를 다시 거둬들여 일인칭 시점이었던 소설의 화법을 삼인칭으로 고치고 일년여 가까이 걸려 여러 부분을 다시 손질한후 출판하였다. 지나치게 개인사와 연결된 이야기가 작가의 독백같은 서술까지 섞이게 되는 것을 우려한 고심끝의 결정이었다.
사실 자신의 경험과 삶을 거의 베끼다시피 한 논픽션스런 데뷔작을 내놓고 찬사를 한몸에 받은 후, 별볼일없는 후속작으로 조용히 잊혀진 여러 작가들 탓에 나는 애니 프루나 안드레아 바렛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는 할수 없겠지만)처럼 열심히 조사한 자료와 지식을 바탕으로 공들여 소설을 쓰는 사람들을 훨씬 마음에 들어 하고 더 찾아 읽고 싶은 독자쪽에 속했다. 어빙을 굳이 나누자면 내가 보듬어 안을 부류에 일차적으로 속한다고는 할수 없겠지만, 적어도 그가 소설의 완성도를 위해 조사/공부하고 여행하며 자신의 소설을 풍부하게 만들고, 또 읽는 이에게 간접적인 체험을 제공하는 소재를 보여줌에 있어서 결코 게으르거나 불성실한 작가가 아니라는 사실만은 틀림없을것 같다. 여태까지 태어나서 접한 직간접 체험보다도 이 책을 통해 얻은 문신과 오르가니스트에 대한 지식이 압도적이라는 점을 그 증거로 내세울수 있겠다.
윗 글에서 트집잡았던 새소설의 못마땅한 점들에 대해 어빙은 대체로 "내가 원래 그런 놈이고 그런 소설을 쓴다"고 태연히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서 날 멋적게 만들었다. 어빙이 줄기차게 자신의 삶을 모델삼아 소설을 써온게 사실이었다. 편모 슬하에서 수많은 여인들에게 둘러 싸여 커온 그의 삶에 평생 계속 되었던 과제는 친아버지를 찾는 것, 자신의 삶에 계속 빈자리로 남아 있었던 친아버지가 부재로 인해 미친 영향을 알고자 하는 것이었다. 스스로도 부인하고 미뤄오던 이 부담을 가장 본격적이고 적나라하게 다룬 것이 바로 최근 소설 "Until I Found You"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나는 열심히 변죽을 울려오던 그의 전작들을 다 한꺼번에 제치고 들입다 어빙이 가장 시간과 정성을 들여 쓴 역작(?)을 마주하게 된것이다.
최근에 알아낸 아버지의 행방과, 존재를 모르고 있던 혈육을 만나는 충격적인 일을 겪은 후 그는 완성되어 편집자에게 이미 넘어간 원고를 다시 거둬들여 일인칭 시점이었던 소설의 화법을 삼인칭으로 고치고 일년여 가까이 걸려 여러 부분을 다시 손질한후 출판하였다. 지나치게 개인사와 연결된 이야기가 작가의 독백같은 서술까지 섞이게 되는 것을 우려한 고심끝의 결정이었다.
사실 자신의 경험과 삶을 거의 베끼다시피 한 논픽션스런 데뷔작을 내놓고 찬사를 한몸에 받은 후, 별볼일없는 후속작으로 조용히 잊혀진 여러 작가들 탓에 나는 애니 프루나 안드레아 바렛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는 할수 없겠지만)처럼 열심히 조사한 자료와 지식을 바탕으로 공들여 소설을 쓰는 사람들을 훨씬 마음에 들어 하고 더 찾아 읽고 싶은 독자쪽에 속했다. 어빙을 굳이 나누자면 내가 보듬어 안을 부류에 일차적으로 속한다고는 할수 없겠지만, 적어도 그가 소설의 완성도를 위해 조사/공부하고 여행하며 자신의 소설을 풍부하게 만들고, 또 읽는 이에게 간접적인 체험을 제공하는 소재를 보여줌에 있어서 결코 게으르거나 불성실한 작가가 아니라는 사실만은 틀림없을것 같다. 여태까지 태어나서 접한 직간접 체험보다도 이 책을 통해 얻은 문신과 오르가니스트에 대한 지식이 압도적이라는 점을 그 증거로 내세울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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